서울 영등포구에 분양 받은 오피스텔, 영업 미신고한 채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용 확인 잔금대출 제외하면 3~4억 투자 추정…검찰, 제주도 주택 매입자금 등 출처 수사 나서
문다혜씨(41)가 제주도 주택에 이어 서울 영등포구에 오피스텔을 추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씨는 이들 두 곳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모두 공유형 숙박업 목적으로 이용해 왔다. 현행법상 오피스텔이 숙박업소로 제공이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법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이 탐문과 서류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 문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2021년 6월 분양 받았다. 이는 문씨가 4개월 전인 2021년 2월 매각한 영등포구 양평동 다가구 주택과는 별개다. 해당 오피스텔은 방송에서 ‘초역세권 오피스텔’로 소개된 적 있다. 또 △풀옵션 △호텔식 레지던스 △넓은 수납공간과 개방감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1박 10여만원에 제공…구청에 숙소등록 안 돼
오피스텔은 지난해 9월 준공됐다. 문씨는 이곳에 입주하지 않고 공유형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업소로 제공해 왔다. 1박 투숙료는 10만~15만원이다. 문제는 오피스텔을 숙박업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위법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공유 숙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숙소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숙박시설’ 또는 관광진흥법에서 규정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그런데 오피스텔은 두 법령의 허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오피스텔은 주거용을 표방하더라도 법적으로 업무시설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공유 숙소의 법적 근거로는 관광진흥법상 ‘한옥체험업’이나 농어촌정비법상 ‘농어촌민박업’도 있다. 그러나 도심의 오피스텔은 애당초 해당 사항이 아니다. 즉 오피스텔은 현행법상 숙박업소로 영업신고가 안 되는 것이다.
시사저널 확인 결과, 문씨의 오피스텔은 영등포구에 등록된 전체 숙박업소 222개소와 도시민박업소 35개소 중 어디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처음부터 영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실사 후 미신고 숙박업소로 사용된다는 점이 확인되면 업장 폐쇄 후 공중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 에어비앤비에서는 오피스텔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숙소의 성격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오피스텔 등 주거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공간은 삭제하고 있다”며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쓰이고 있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어비앤비는 내년 10월부터 기존 등록 숙소의 영업신고증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한 오피스텔은 일괄 퇴출될 전망이다.
한편 문씨가 소유한 오피스텔 호실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계약 분양가는 약 6억7620만원이다. 2023년 11월 수협은행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근저당권 설정일과 소유권 이전일이 같은 걸로 미루어 보아, 분양에 따른 잔금을 수협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출액은 채권최고액(4억2000만원)과 잔금 비중(40%)을 감안했을 때 2억7000만~3억원대 중반 정도로 추정된다. 즉 분양가에서 대출액을 뺀 나머지 3억~4억원 가량은 문씨가 개인적으로 마련했다는 뜻이다. 현재 문씨가 소유한 호실의 매매 시세는 분양가보다 다소 높은 6억8500만~7억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제주도 주택과 함께 총 6억~7억여원 투자 추정
문씨가 에어비앤비로 활용 중인 부동산은 또 있다. 제주도 한림읍에 있는 주택이다. 문씨는 송기인 신부(86)로부터 2022년 7월 이 주택을 구입했다. 매수 금액은 근저당 없이 3억8000만원이다. 문씨는 이 곳을 통해 1박 투숙료 18만~20만원을 받고 있다. 문씨의 전(前) 남편 서아무개씨의 태국 채용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은 지난 8월30일 이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종합하면 문씨는 서울 오피스텔과 제주 주택을 통해 1박당 28~35만원의 임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해당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금을 빼고 6억8000만~7억8000만원 상당의 돈을 투자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관건은 이 돈의 출처다. 서씨의 채용 특혜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의 자금원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서씨의 채용 특혜 의혹을 수사하면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씨의 부동산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유력한 자금 출처는 문씨가 2021년 2월 처분한 서울 양평동 다가구주택 매각대금 9억원으로 추정된다. 문씨는 이 주택을 2019년 5월 대출 없이 7억6000만원에 샀다.
검찰은 그 중 일부가 태국에서 흘러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가 태국 현지에서 경호를 맡았던 청와대 경호처 직원과 수천만원을 거래했고, 이 돈의 일부가 국내에서 출금됐다는 것이다. 그 밖에 검찰은 문씨가 양평동 주택을 매매하고 등기할 때 신아무개 전 청와대 행정관이 도와줬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신 전 행정관은 검찰의 소환 조사에 계속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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