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남긴 소중한 인연...
현진엄마님께서 2007-06-21 오전 1:42:40에 작성하셨습니다.(59.30.207.147) 조회 : 36
신청곡 : 슬픈노래 (김광석) 장르 : 가요
안녕하세요. 희정님
아이들이 잠들고 나니 너무 갑갑해서 집주위를 잠시 걷어보다가 동네 아는 언니네가 하는 피시방에 들어와 앉게 됐네요. 그동안 너무 잘듣고 있었는데 글솜씨도 없고 요즈음은 눈물을 흘릴 때가 너무 많아서 인사를 못했네요.
일년전쯤부터 올케언니가 사장상 제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게 됐는데 책보기를 좋아했던 언니였지만 언제부터인가 오재발팬이 되있더군요. " 아가씨도 시간나면 들어봐여 예전에 오빠랑 즐겨듣던 노래 많이 나오니 참 좋고 서울방송과는 다른 맛이 있어요" 그후로 저도 자주 듣는 프로가 됐네요.
이렇게 오재발을 두드리게 된 이유는 올케언니가 너무 그리워서에요. 한없이 사랑했던 오빠의 아내이자 남편의 소중한 친구이자 너무 예쁜 우리윤수의 엄마이자 제겐 친언니같았던 올케언니...
제가 언니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건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그러니까 1990년 여름방학때네요. 오빠랑 남편은 어릴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과는 틀렸지만 서울로 같은 대학을 가게됐고요. 당시에 친정아버님이 지방에서 공무원생활을 하실 때인데 여름방학때 오빠과친구라고 웬 여자가 춘천에 같이 왔더라구요. 이사정저사장떠나 170을 훌쩍넘긴 키에 화장기없어도 눈에 확띠던 미모하며...
좀 당황스러웠지만 제방에서 이틀이나 자고 갔었지요. 그리곤 겨울에도 오고 다음 여름에도 오고...
한참뒤에 안 일이자만 오빠랑 언니가 과커플이었다고해요. 붙임성좋고 예의바르고 곱게 자란 모습하며.. 그때 어머님은 " 아이구 내가 유진이같은 며느리만 얻으면 바랄게 없다" "참내 엄마는 이제 대학생인데 나중에 어찌될 줄알고 김치국부터 마셔" 저는 늘 받아치기만 했지만 올때마다 소박하지만 제게 선물을 안겨주고 외동딸이었던 자신에게 좋은 동생이 생긴거 같다고 다정스럽게 이야기해주던 언니에게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때는 제가 서울로 놀러가면 언니가 나서서 서울구경도 시켜주고 어느새인가 제 작은 고민도 들어주던... 제겐 어느새 속깊은 언니가 되어갔어요
1992년 어느날 집에 자신들을 경찰이라고 밝힌 세남자가 늦은 밤에 찾아와서는 " 어머님 저희가 3일간 집주변에 잡복중이었구요. 아드님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수배중입입니다. 행방을 알고 계시면 자수를 권유하세요"... 어머님은 다음날 당장 서울로 상경하셔서 백방으로 오빠에 행방을 찾았지만 지금에 제남편도 같은 사건으로 수배중이라는 허망한 사실만 아시고 내려오셨죠.
얼마후 오빠와 남편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와서 온가족이 서울로 상경해서... 하지만 언니모습은 통 볼 수 없었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언니는 그때 창문도 막은 언니방에 갇혀있었구요.
7개월후에 오빠의 선고공판이 있던 날 오빠는 2년형을 남편은 집행유예로 나오고 됐어요.
그후로 언제인가 집으로 언니의 다급한 전화와 면회 언제가시냐고 같이가고 싶다고..하지만 언니는 약속장소에 끝내 나타나질 않았구요.
한참 지난후에 남편을 통해 안일지만 언니의 아버님은 모정당에 중견의원이셨구 tv에서두 뵌 적이 있는 분이셨어요. 귀하게 키운 외동따님이 집회현장에 빠짐없이 나가고 빨갱이남자친구를 사귀었다고 대노하셔서 언니를 집에 가두어두시고 학교도 휴학시키시고...
언니가 수감중이던 오빠에게 헤어지자는 편지를 보냈다는 걸 알고 어머니와 세상살이 다 그렇지하며
받아들여야했지만 제가 좋아했던 언니가 오빠를 그리버리다니...배신감이 참컸어요.
세월이 흘러 저는 어릴때부터 좋아하던 지금 남편과 결혼을 했고 사랑스런 현진이와 혜진이가 태어났고 오빠는 서울한회사에 취직을 하게되고...
2005년 1월 어느 춥던 날 동문회 때문에 춘천에 왔던 오빠가 밤 11시쯤에 급하게 저희집에 왔어요. 술에 취한 오빠가 남편에게 " 차 좀빌려줘 OO이가 날보고 싶데.." "누구?...이OO?" "그래" 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서울로 오빠를 태우고 갔고 한달 후에 언니랑 같이 인사드리려 친정집에 왔었어요. 어머니도 우시고 언니도 저도 울고.... 12년만에 언니한테온 전화에 실성한 사람처럼 남편을 채근하던 오빠... 2달후에 언니와 오빠는 결혼을 하게됐고....
언니와 오빠는 언니댁에 인사드리려갔다가 집에도 못들어가고 사장어른께 이제부터 내딸도 아니고 다신 집에 발디딜 생각말라는 말씀만 듣고...발길을 돌려야했지요
양가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할 수는 없었지만, 20대30대초반 신랑신부에 풋풋함도 없었지만 언니가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너무 행복해보이던 두사람. "탈랜트냐모델이냐" "동갑이라며? 신부가 너무 아름답네" 이모님과 고모님들에 말씀처럼...너무나 아름답던 언니....
언니가 임신을 하고 대환영이라는 아버님과 어머님말씀에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본댁으로 못가는 대신 시댁에서 요양을하고 너무나 예쁜 윤수를 낳고... 저는 언니가 친정집에 있는 동안 가깝기도 하고 오빠에 등살에 못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언니랑 윤수가 보고 싶어 자주 놀러갔었지요.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몰래 맥주도 마시고 비디오도 빌려보고 무엇보다 신문사기자였던 언니가 끝없이 쏟아내던 세상사는 이야기들... 지금도 귀에 들려요, 언니. 어느날엔가 언니가 "난 윤수아빠에게 큰상처를 주었어요. 부모님께도..하지만 세월이 아무리 흘려도 윤수아빠없인 못살거..." 눈물을 보이던 언니...
"아가씨 나 그냥 직장관두고 윤수아빠랑와 윤수랑 알콩달콩 살거예요" 하며 웃던 언니. 서울집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송별회간다며 서울로 올라가던 언니모습이..
새벽에 집으로 다급하게 울리던 전화 교통사고가나서 언니가 크게 다쳤다는 오빠의 전화였어요.잠든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고 남편이 운전을 하고 친정아버님과 병원응급실로 ...
언니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석달이 지나다니....
눈물이 나서.. 시간이 이리된줄을 몰랐네요. 잠시전부터 남편이 옆에 와서 앉아있구요.
전 주 일요일날에 윤수외할아버님과 할머님이 친정에 다녀 가셨어요. 윤수보시러 오셔서, 외할머님이 윤수를 안으시고 얼마나 우시던지 오빠도 아버님 어머님도 남편도 저도 흘러나오는 눈물을 어쪄지 못했어요. 윤수외할아버님 사랑했던 따님이 한줌 재로 변하는 동안 그리 처량이우시던.. 장례식이 끝난 후 오빠손을 잡고 " 다 내 잘못이야 그때 예전에 OO이에게 내가 그리 모질게 대하지만 않았던 들" 말씀을 못맺고 한없이 우시던 사장어른... 일요일날 모두가신후에 남편품에서 오래동안 울었어요.
이제 모든게 다 끝났는데 오빠는 사위로 인정받고 언니는 오빠에 대한 미안함과 처가에 인정받지 못하던 오빠처지때문에 시부모님께 가졌던 송구함에 굴레도 벗고 언니부모님께 언니바램대로 효도하며 살 수있었는데.. 언니가 그토록 사랑했던 오빠와 부모님이 여기에 함께있는데 언니만 없다니..
오늘 오재를 듣다가 언니생각이나서 한참동안 울다가... 기억은 잊혀지는게 아니라 헝클어질 뿐이라 하던가요. 나도 이렇게 언니와의 추억들이 떠올라 아픈데 오빠는 얼마나 아플까 생각에 새로운 눈물이 났어요.
여기 글을 쓰고나니 많이 울고나니...기분이 좀 나져서 잠을 이룰 수있을거같예요. 미안해요. 희정님 너무 길게 주저리 주저리 제 얘기만해서.. 늘 잘듣고 있어요. 오재발을 듣는 것도 언니가 남긴 소중한 인연이라 여기며..
정말 미안해요. 언니가 좋아하던 노래인데 시간이 되시면 내일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들려주시면 감사히 들을께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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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댁- 마음이 짠~ 하내요.
젊은 아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두고 떠나 갔음에...
남아 있는 남편의 표현 할 수없는 아픔에...
그들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없는 주위의 가족들...
그리고...가장 ...엄마가 그리울 윤수... 2007-06-21
쌍둥꽃- 정말 눈물이 나네요...
아마도 그 언니분께서 가족들에게 아주큰선물을 주고 가셨네요...
가족의 사랑...
언니도 아마 위에서 보구계시면서 아마 흐믓하게 웃고계실꺼예요...
힘내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윤수가 가장 힘들겠어요...
그 아픔 정말 가슴이 넘 아프네요... 2007-06-21
이여명- 어떻한데요,,,,님,,,,힘내세요~
그리고 울지마세요 2007-06-21
이연걸- 아...
저는 좀 길어서 제대로 읽지못하구 오늘방송에서 들었어요
저는 눈물까지는 아니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
평온한 나날되시어요
드릴말이 없네요
다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꼭좀 전해주세요
궁금하니깐,,
아이디 다시한번 보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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