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50을 넘어서면 이제까지의 모든것들이 사뭇 다르게 보이곤 한다.
냉혹한 현실에서 이기려고만 경쟁했던 많은 일들도 문득 하찮게 여겨지게 되고,
밑도 끝도 없을것 같은 내면에 욕망도 봄눈 녹듯 사그러드는
나이듦의 마법을 경험하는 것은, 한편으로 생경하면서도 편안해 진다.
여사로 보아왔던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지는것도 같다.
하루하루 화가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 많다가도 , 뭐 그럴수도 있지.. 하고 이해되어 버리는
부조리한 감정은 그저 편리한 합리화를 넘어서는 깊은 연민에 다다르니 말이다.
어린 아들과 어머니가 해질녘 어둑어둑한 산길을 걷다가 공동묘지를 보게되었다.
아들은 무덤가에서 무언가가 웅얼웅얼한 소름끼치는 소리를 듣게 되어,
어머니에게 이 소리가 들리는지 겁에 질려 물었다.
' 소리는 무슨소리? 난 안들리는데.., 어서 집에나 가자' 어머니는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답했고,
모자는 겨우 집에 다다를수 있었다. 아들은 끝내 그 경험을 떨칠수 없어 어머니께 다시 한번 물었고,
어머니는 그제서야 사실 자신도 그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다..
실제 그 경험담을 들었을때, 나는 전율과 함께 그 어머니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게 되었다.
만일 어머니가 아들에게 사실대로 자기도 그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른의 지혜는 이런것이 아닐까...
언제부턴가 주위에 본받을만한 어른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회 곳곳에 아전인수로 따지기 좋아하고, 본인은 눈꼽만큼도 손해 보기 싫어해서
남이야 죽던 말던 내 이익만 급급한 사람들과 흉흉한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더욱 그러하다.
똑똑한 사람보다 따스한 사람
부자보다 품이 너른 사람
체면과 품위가 있는 사람
양보하고 인내할수 있는 사람
엄하게 꾸짓을수 있는 사람
나보다 우리를 우선하는 사람
가난해도 부끄럽지 않은 존재가 어른이다.
이기는거 보다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해야 어른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포용과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비록 배움이 없더라도, 가진게 없더라도, 내가 조금 손해보며 평안을 말씀하시던
그 어른이 , 점점 사라지고 도무지 없어진 삭막한 시대라면..
그냥 비록 늙다리인 나부터 천천히 어른이 되어가길 시작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횽이 나열한 이상적인 인물에 제가 속해 있는거 같아 손들어 봤어우@_@에헴!
현명해진다 했지만
요즘은 아닌듯 합니다.
좀 더 조심스러워지고 한번 더 생각하게되고 뭘 하더라도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되는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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