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징수시설을 바꾸긴 했는데, 반쪽만 바꿔서 그렇습니다. 2002년에 처음 개통됐을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2006년에 신대구부산고속도로(대동JC~동대구JC)가 개통되면서 문제가 불거졌죠. 범안로와 고속도로(경부, 신대구부산)가 간접 연결됐는데, 톨게이트의 시설은 호환되지 않아 운전자들이 하이패스카드(고속도로)와 교통카드(범안로)를 모두 소지하고 다녀야했죠. 고속도로의 모든 나들목에 하이패스차로가 설치된 이후에는 문제가 더 커지고 민원도 속출했습니다. 그런데도 시당국과 민자사업자는 경제논리(시설을 바꾸는 비용)를 내세우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죠.
2013년에는 앞산터널이 개통되어 범안로와 직결됐는데, 이 때부터 민원이 더욱 늘어났죠. 앞산터널에서는 하이패스카드가 통용되는데, 범안로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니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는 게 자명했고요. 그제서야 범안로의 시설을 개편했으나, 하이패스 전용차로만 설치하고, 일반차로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다른 도로가 개통되어 여건이 바뀐 건 알겠으나, 시설을 바꾸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고요.
2022년에는 대구 4차순환도로의 북부구간(달서~동명동호JC, 서변~율암)이 개통됐으나, 이 때에도 범안로의 톨게이트 시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곤란하고, 이제는 사업기간이 다 돼 간다.'면서 시당국과 민자사업자가 뒷짐을 지고 있고요.
※ 하이패스카드, 범안로, 앞산터널,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의 연혁
2002년 5월 23일 범안로 개통
2005년 12월 30일 하이패스카드 상용화
2006년 1월 25일 신대구부산고속도로(대동분기점~밀양~청도~동대구분기점) 개통
2007년 12월 20일 고속도로 전구간 하이패스차로 개통(부산~대구, 논산~천안은 제외)
2009년 6월 1일 신대구부산고속도로 하이패스차로 개통
2013년 6월 15일 앞산터널·범물터널 개통(범안로와 직결)
2015년 9월 17일 범안로 하이패스 전용차로 개통
2022년 3월 31일 대구 외곽순환고속도로(달서~동명동호JC, 서변~율암) 개통
범안로 톨게이트의 일반차로에 설치된 카드판독기에 부착된 안내문. 이게 범안로의 진짜 문제입니다. 하이패스차로는 설치했는데, 정작 일반차로에서는 하이패스카드로 요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것 말이죠. 이런 구조 때문에 범안로의 톨게이트에는 공용차로(하이패스/일반 겸용)도 없습니다.
대구 4차 순환도로의 전구간 노선도. 한국도로공사 관할인 북부 구간(달서~동명동호JC, 서변~율암)과 민간사업자 관할인 남부 구간(상인동~파동~범물동~안심동)구간이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고속도로와도 직결돼 있거나 간접 연결돼 있는데, 범안로만 요금징수시스템이 따로 놀고 있어서 불편을 야기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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