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제버스에 타셨던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안성터미널에서
승차홈에 버스를 세워두고 손님맞이를
하고 있었는데 노부부께서 제 버스에 오셨답니다
할아버님은 정정해보이셨고 할머님의 몸도 많이 불편해보이셨고 치매가 진행되고 있어보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할아버님 ㅡ기사님~ 이버스가 서울가는거지요? ㅡ예~ 이버스가 서울갑니다 ㅡ할멈~ 이버스가 서울가는 버스야~ 잘봐둬 빨간색 금호고속이라고 써있는 버스야~ 할머님께서는 그저 미소만 지으시며 힘들게 힘들게 계단을 올라오셨습니다 ㅡ할멈~ 우리자리가 15번 16번이야 어딘지 알겠어? 앞장서봐.. 조금더 가봐 조금만 더가봐~ 올치 왼쪽에 거기가 우리자리야~ 두분은 자리에 앉으셨고 두분의 대화가 자세히 들렸답니다 ㅡ할멈~ 이거봐 (버스티켓을 보여드리며) 여기보면 19시20분이라고 써있지? 우리가 19시20분에 탔다는 소리인거야 여기보면 안성ㅡ서울 이렇게 써있지 이버스가 안성에서 서울 간다는 뜻이야 버스는 출발을 했고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는데 ㅡ할멈 여기서부터 고속도로야 알지? 고속도로? 차들이 씽씽 달리는곳~ 버스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려고 하니 ㅡ할멈 여기가 고속버스터미널이야~ 기억나지 우리가 버스타던곳..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할아버님께 물었습니다 ㅡ어르신 왜 자꾸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는거에요? ㅡ할멈이 치매가왔는데.. 처음부터 하나하나 교육중이야 그래야 잊어먹는 속도가 느려지겠지.. 두분.. 건강하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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