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일절 빨간날이다보니 어디라도 나가야되는건가 고민을 하다가 실내동물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동물에게 두려움이 많은 큰애는 엄마가 맡고
동물을 만지고 싶어하는 둘째를 제가 맡았는데
둘째 따라다니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동물을 엄청 좋아해서 마구 만지려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거북이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코너가 있었는데
와이프가 아이가 먹이주는 집게를 잡기 어려워 할 것 같아
저보고 집게를 잡아주고 자기는 사진을 찍으려 했나봅니다.
저에게 아이가 든 집게를 잡아달라 했는데
저는 둘째를 찾느라 정신이 없어 "아 그냥 큰애가 잡으라고 해"
하고는 빨리 둘째가 어디있는지 두리번거렸습니다.
거북이의 크기가 둘째만한 크기라 혹여 손가락이라도 물리면 절단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제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와이프가 저한테 실망을 했나봅니다.
집에 오는 길 내내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긴 했지만 아무튼 잘 넘어갔다는 안도감에 집에와서 씻고는 아이들은 알아서 놀고 저는 잠시 잠들었습니다.
와이프가 치킨을 시켰는지 나와서 저녁 먹으라고 깨우길래
조용히 물어봤습니다.
나: 혹시... 지금 화난거야?
와: 응! 화났어
나: 응? 왜?
와: 몰라
나: 혹시 아까 동물원에서 그 일 때문이야?
와: 응
화가 났지만 낮은 목소리로 왜 화가 났는지 물어보고
그때 제 상황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거북이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키도 둘째랑 비슷할정도로 크고 혹여 손가락절단사고를 당할까 무서웠다.
그랬더니 자기는 큰애가 먹이집게를 꽉 잡을만큼이 아니어서 먹이를 자꾸 땅에 떨어뜨렸다. 오빠가 잡아주길 바랬다.
다시 설명했죠. 당시 상황이 너무 위험해보였고
거북이 행동이 생각보다 민첩했고 덩치도 둘째만해서 위험했다
거북이가 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스스로 주워먹는데
둘째가 떨어진 먹이를 손으로 집으려해서 너무 위험했다.
그랬더니 그 상황은 자기도 인지했고
나중에는 자기가 심하게 반응한 것 같은데
금방 화를 풀기가 어려웠답니다.
이렇게 잘 대화로 마무리하고 넘어갔습니다.
취업을 준비중인데... 가족들하고 오랜시간 같이 있다보니
내적갈등이 쌓인 것 같습니다.(이건 와이프가 한 말)
그래도 큰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대화로 잘 풀었습니다.
P.S 화물자격시험은 합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강의 8시간은 집에서 아이들의 온갖 방해를 받으며 잘 끝냈습니다.
내일 자격증 발급 받으러 갑니다.
잘하셨어요 거북이 무는 힘 쎔
잘하셨어요 거북이 무는 힘 쎔
앞으로도 지혜롭게 잘 푸세요.
한번 터지면 다시 주워담지 못해요.
'알콩달콩'이라고 표현합니다.
화목하시네요.^^
님도 이제 곧....대화보다는 로우킥이나 엘보등을 걱정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가드 올리는거 잊지 마시구요.
저도 15년 전 즈음에는 님 부부처럼 그러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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