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장남이었고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했고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부모님, 특별히 어머니에게 바란건 딱히 없었습니다. 굳이 하나 있다면 단지 그저 ‘고생했네’ ‘애썼다’ ‘잘했네’ 이 짧은 한 마디였습니다. 50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나는 아직 이 말을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썼어도 나는 어머니에겐 언제나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게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시험에 합격해도, 승진을 해도, 좋은 일이 있었어도 어머니는 자만하면 안된다. 더 정신바짝 차려야한다고만 말씀하셨지만, 나는 고생했다는 한 마디와 함께 등만 다독여주기만바랬을 뿐입니다. 그거면 만족한데도 나는 여전히 오십이 넘어서도 아직 그 말을 기다리나봅니다.
나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부족한 점이 보이고 실수했어도 너 참 잘했다고, 고생했다며 많이 말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번도 따듯하게 안겨보지 못했던 어머니 대신이젠 주말마다 집에 오는 큰 딸아이가 헤어질 때마다 저를 꼭 안아주고 갑니다. 퇴근하고돌아간 집에서 아내는 매일 나에게 ‘고생했어 당신, 오늘 힘들지 않았어?’ 물어봐 줍니다.
고생했다
애썼다
그래도 잘했네…
짧지만 이 한마디가 오늘 누군가를 살릴 수 있고 쳐진 어깨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습니다. 나는 이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오늘 소중한 추억을 꼭 심어주려고 합니다. 하늘 빛이 참 좋은 날입니다.
고생했다. 애썼다. 그래도 잘했네...
멋진 말 감사합니다.
장남의 무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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