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무통주사....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best&No=492702&vdate= <--1탄 주소도 첨부 드립니다.
보배의 DB를 믿고(10년후에 보려구요) 저의 기억과 현재 항문질환을 가지고 있는 형님/동생님들에게 바치는 글 입니다.
수술한지 한달 하고도 2주가 흘렀는데 오늘 문뜩 그생각이 납니다.
치질 수술중에는 환자가 소리를 듣지 못하게 헤드폰을 씌워 줍니다. 수술 트라우마를 줄이기 위해....
저는 가요를 선택 했었는데요 그때 트와이스였나 "Yes or Yes"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난 둘 다다 이것들아.....치루와 치핵 동시에 수술하고 있다....ㅠ_ㅠ
1탄에 이어서 수술 후기 및 회복기의 기억을 남겨봅니다.
수술은 척추를 통한 하반신 마취로 진행 됩니다. 척추마취가 풀리려면 약 7~8시간정도 걸리며 절대로 목에 힘을주어 고개를 들면 안된다고 합니다. 고개를 들면 척수액이 뇌로 흘러들어가 심한 두통과 구토를 유발한다고 하더군요. 하늘보고 누워서 7~8시간을 누워있어야 합니다. 수술 후 하반신에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정확히 배꼽 아래로는 만지면 만지는 느낌만 나고 꼬집어보면 아프진 않습니다. 치과에서 사랑니 뽑을때 마취한 느낌이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남의 몸 만지는 느낌, 그래서 살만 했습니다 통증이 없어서요. 이때 호기심이 생깁니다. 소중이를 만져 봅니다. 힘없이 추욱 쳐져서 만져도 아무느낌이 안나니 신기했습니다. 호기심은 여기까지만.....
수술 후 무통주사를 놓아주는데요 이때부터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보통 출산할 때나 쓰인다는 무통주사를 왜?? 그렇게 아픈가?? 그러다 네이버 후기를 찾아봤는데요 (아마 네이버에 나오는 모든 치질수술 후기는 읽어본 듯....) 어떤 여성분의 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내가 애를 두번 더 낳고말지 치질 수술 두번은 못하겠다" 또 다른분은 "죄지으면 교도소에 보내는게 아니고 치질수술 시켜버려라" 모든 후기가 "할만 합니다" "괜찮습니다"가 아니고 "그냥 님 ㅈ됐어요" 입니다..... 겁쟁이 뚱보는 무조건 무통주사를 신청했죠. 영어로 찾아보니 자가통증조절주사로 나옵니다. 네,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닌 그냥 아플 때 스스로 조절하는 주사입니다. 무통주사가 통증을 줄여주지 없애주지는 못합니다. 무통주사를 꼽고 척추마취가 풀릴때까지 가족들에게 카톡하고 넷X릭X 보고, 너튜브도 보고 아주 행복합니다. 회사에 휴가도 2주나 내놨습니다. 행복합니다.
원장선생님이 회진을 도실 때 옆 침대 환자분들에게는 "잠 잘 주무셨죠? 괜찮으시죠? 아픈거 금방 나으실 꺼예요" 하시는데 저한테만...... "잠 못잤죠? 많이 아팠죠? 몇일 좀 더 아플꺼예요..... 네...... 4개나 띄어내고 고무줄을 2개나 차놨습니다.....미련한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아프면 병원가세요 형님들 ㅠ_ㅠ 참지마세요 항문질환은 저절로 안나아요 절대로.
수술 후는 모든 것이 미션이고 퀘스트 입니다.
척추마취가 풀리고나면 첫번째 미션인 소변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소변이 안나옵니다. 소변볼 때 항문에 힘이 은근히 많이 들어갑니다. 항문 수술 직후이니 당연히 힘이 안들어가죠. 척추 마취가 풀려도 항문에 마취 느낌이 남아있어 힘도 잘 안들어갑니다. 방광의 소변양을 간호사분들이 자주와서 초음파로 체크 해주는데 방광에 소변이 꽉찼는데도 안나오면 소변줄을 차야 합니다. 어떤분은 척추마취 다 풀리고 소변을 못봐서 소변줄 차는 소리를 옆에서 들었는데 차라리 소중이가 마취되어 있을때 끼는게 나을거 같아요 비명 지르시더라구요...... 첫번째 미션부터 이렇게 힘듭니다. 저는 수술받고 약 14시간정도 지난 후 화장실에서 5분정도 서있더니 힘없이 나오긴 했습니다. 소변을 봐야지만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해서 소변 보자마자 간호실에 전화해서 물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수술 때문에 수술전 물 안마신 시간까지 합쳐서 거의 30시간만에 물을 마셨어요.
두번째 미션은 밥먹기 입니다. 항문에 대공사를 해놨으니 앉을수가 없어요. 저는 8인실 방을 썻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전부 다 일어서서 밥을 먹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밥 맛이 없는데 가장 큰 미션인 첫변을 보기위해 꾸역꾸역 먹습니다. 식단은 일반 식사로 나오고 잘먹어야 대변신호가 오기때문에 꾸역꾸역 다 먹었습니다. 옆 침대 아저씨는 밥도 안먹고 간호사들만 괴롭히더라구요..... 어딜가나 있는 말안듣는 아저씨!! 첫변을 위해 식사 후에는 있지도 않은 변비약과 식이섬유 보조제를 먹습니다. 병원밥은 약간 저염식인가 맛이 없습니다. 비빔밥이 나온적이 있는데 치질수술 후 먹으면 안되는 음식중에 하나인 콩나물이 딱 있네요......나물류 음식은 항문에 걸ㄹ...... 여기까지만..... 그래서 먹으면 안되는 음식중 하나 입니다.
세번째 미션은 거즈 갈기..... 대공사를 해놓은 항문에서는 온갖 분비물과 피가 나옵니다. 수술 후 다음날부터 2시간마다 항문에 끼워놓은 거즈를 갈아줘야 합니다. 그냥 큰 거즈 세모로 접어서 엉덩이 사이 항문에 살짝 끼워 놓으면되는 아주 쉽고 아프지 않은 미션입니다. 그런데 2시간마다 바꿔줘야 합니다. 이게 어지간히 귀찮아요. 수술직후라 분비물과 피가 많이 나오고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진물러서 회복에 영향을 줍니다. 치루 수술때문에 고름도 나오고 피도 나오고 합니다.....거즈는 수술 한달이지난 지금도 갈아주고 있어요. ㅠ_ㅠ
가장큰 미션인 첫 대변보기. 익히 유명하죠? 뭐 커터칼을 싸는 느낌이다, 불닭소스를 항문에 뿌리는 느낌이다 등등 많은 후기들을 봤습니다. 저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실제로는 식사 후 먹은 변비약 때문에 약간 묽은 변을 보는데 그 묽은 변의 느낌이 제 항문에서 주먹이 나오는 느낌입니다. 첫번째 변볼때 화장실에서 앉아서 울었어요 너무 아파요 진짜 이게 수술을 후회하게 만들고 신을 원망하게되고 지난 나의 삶을 반성하게 만들고 보고싶지 않은 사람들도 보고싶게 만들고 그냥 사람 잡습니다. 따가운 정도가 아니고 다 찢어지는 느낌이예요. 치질 수술 받고나면 새로운 사람이 된다고 하더니 진짜 그런거 같아요 극심한 고통은 사람을 바꿔 놓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본 후기 중에 좌욕기에서 좌욕을 하면서 대변을 보면 통증이 덜하다는 후기를 보고 따라 해봤습니다. 강추 합니다. 통증이 1/3 정도로 줄어듭니다. 그렇지만 이또한 사람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행위 입니다. 좌욕기 똥범벅이 되니 빡빡 딱고....화장실은 똥바다가 되고....엉덩이도 대변으로 범벅이 되고... 그렇지만 아프지만 않으면 됩니다. 차라리 안먹고 일주일에 한번만 정도만 싸는게 낫겠다 싶죠? 항문협착증이라는게 기다리고 있습니다.....항문이 좁아져서 대변볼때 다 찢어진다고 합니다. 하루에 1~2번 꼭 시원하게 대변을 봐야하는게 미션 입니다. 이 통증은 수술 후 5일간 극심하며 차츰 나아 지고 12일정도 후에는 거의 다 사라집니다. 12일만 참으시면 돼요.
그럼 대변 볼때만 아프냐? 그것도 아닙니다. 무통주사? 소용 없습니다. 수술 후 첫날밤 모든 침대에서 실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군인인 젊은이부터 아버지 뻘되시는 어르신까지 모두가 다 실음실음, 흐으으으~~~~, 어허~~~~, 흐흐흐흐흐 소리를 냅니다. 선생님께서는 고통은 참아봐야 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되니 아프면 간호사분에게 진통제를 요청하라고 했습니다. 그나마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효과가 3~4시간뿐이 안됩니다. 3~4시간 잠자다가 통증때문에 깨고 실음하다가 다시 또 진통제 맞고 자고 반복 합니다. 이 고통은 음....... 한 손가락 3개를 누가 계속 넣었다 뺒다 하는 느낌입니다. 보통 두통이나 다른 곳이 아프면 아프다가 잠이 들고 하지만 이 고통은 계속 됩니다. 쉬지 않고 계속 돼요........주사+약으로 버텨야 합니다.
2박3일 입원 후 무조건 퇴원해야 합니다. 원장님이 더 못있는다고 합니다. 과잉진료로 처분된다고 하네요. 속으로는 '아니 이렇게 아프고 퇴원할 상태가 아닌데 퇴원해도 되나?' 하면서도 집에가고 싶어서 짐을 쌉니다......퇴원하는날 아침에 무통주사를 뺍니다. 불안하죠.....무통주사를 끼고도 이렇게 아픈데..... 진통제 주사도 못맞는데....집에가라고....어휴..... 이제부터는 먹는 진통제로 버텨야 합니다. 콜택시를 부르고 기사님께는 "제가 치질수술 환자여서 좀 건방진 자세로 가도 되겠습니까?" 여쭌 후 택시 뒷자리에 누워버립니다. 기사님이 위로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집에와서도 모든 미션들은 계속 됩니다. 대변보기, 거즈 갈기, 밥먹고 식이섬유+변비약 먹기 등등. 제 생각에는 직장인 분들은 최소 10일정도 휴가를 낼 수 있는 시기에 수술받으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수술입니다 시술 아닙니다 푹 쉬셔야해요. 치루 수술 세톤법이라고 해서 항문과 염증부위를 실리콘줄로 묶어놓습니다. 이게 생활 하는데 많이 불편 합니다. 집이 아닌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게되면 뒷처리가 많이 힘들어 집니다. 집에서는 대변보고 샤워기 약한 수압으로 씻은 후에 좌욕을 하면 아주 깨끗하게 뒷처리가 가능하지만 밖에서는 씻을수도 없고 좌욕기도 없습니다. 그래서 10일정도는 휴가를 무조건 신청하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집에서는 진통제로만 버티는데 그래도 버틸만 합니다. 통증은 수술로부터 7일정도 지나면 많이 호전 됩니다. 한달이 지난 지금은 통증은 전혀 없습니다. 정말 딱 2주만 참으시면 새로운 세상이 찾아옵니다. 겁내지마세요(라고 하면서 위에는 ㅈ됐다 라고 써놨네요 허허허허허허).
수술 후 한달 하고도 2주가 지난 현시점은 많이 행복 합니다. 대변 볼때마다 메롱메롱 하던 놈을 손으로 쑤셔 넣지 않아도 되고 더 아프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사라지고, 통증도 이제는 0이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이제는 없습니다. 수술 전에는 대변볼때도 아프고 보고난 후가 더 아프고 그랬지만 지금은 대변볼때도 하나도 안아픕니다. 행복해요.
문제는........치루때문에 걸어 놓은 세톤(실리콘 줄)을 조이거나 없애는 2차 수술이 남아 있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내일 병원에 가는 날인데.....아마 2차 수술 일정을 잡을 것 같습니다. 2차 수술 후 또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많이 길었네요. 다 읽어주신 형님/동생님들에게는 감사합니다.
다 읽었다는 뜻은 이미 했거나 해야되는 경우겠죠?? 무서워 하지마세요. 2주동안 그냥 ㅈ됐네.....하고 병원 가보세요 ^-^.
근데 정말 하고 나면 행복합니다. 주변에 이미 하신 분들이 많은데 다들 행복해 하세요. 고통도 똑같다고들 하시고요.....
수술후 첫변볼때 화장실 벽잡고 울었던기억...
진짜 온갓 수술이나 시술다해봤지만 치질수술은 2번은 못할거같습니다.. 치질수술이후로 똥꼬관리 철저히 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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